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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연구소/서양 미술

화가이야기 - 고정 관념을 깨트리는 화가 '르네 마그리트'

by 지식 연구원 2022.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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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의 생애

 

  '르네 마그리트'는 1898년 11월 21일에 벨기에 남서부 에노주 레신에서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난 세 소년 중 장남이었습니다. 마그리트가 14살이던 1912년, 만성 정신병을 앓던 어머님이 자살하게 되어 큰 상처를 받습니다. 다행히 아버지가 아들에게 많은 사랑과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 정서가 안정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유한 그의 집안에 자살이라는 주홍글씨가 찍혀, 마그리트는 지나칠 정도로 결혼생활과 사생활 노출을 꺼렸습니다. 그래서 그의 죽음도 조용했습니다. 다행히 어릴 적 마그리트의 삶은 아픔을 감춰뒀지만, 그는 생전에도 인정받고 죽어서는 더 추앙되는 삶을 살았습니다.

 

1916년 18세에 브뤼셀 왕립 미술학교에서 미술 공부를 시작했고, 결혼을 한 그는 벽지공장의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광고회사에서 일러스트나 스케치하는 일을 했습니다.

 

운명적인 1925년, <조르조 데 키리코>의 영향을 받아 초현실주의적인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조르조 데 키리코'의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마음속에 넋을 잃고 처음으로 '진짜 화가'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영향으로, 평범한 삶을 꿈꿨던 그에게 초현실주의란 일종의 도피처였을지도 모릅니다. 마그리트는 우리 주변에 있는 대상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그것과는 전혀 다른 요소들을 작품 안에 배치하는 <데페이즈망 기법>을 사용하였습니다. 

 

마그리트는 낯익은 물건을 뜻하지 않은 장소에 배치함으로써 보는 이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합니다. 그의 작품은 영화 <매트릭스>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고,
우리는 늘 우리가 보는 것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궁금해한다. 

-르네 마그리트-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  <데페이즈망 기법>

 

 

르네 마그리트 작품  <빛의 제국> 그림을 보면 어두운 밤, 건물 유리창과 가로등에서 노란 불빛이 새어 나옵니다. 연못에는 건물의 모습이 대칭적으로 잔잔하게 비칩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건 하늘은 뭉게구름이 둥실둥실 떠 있는 밝은 대낮입니다. 밝은 대낮의 하늘 아래 펼쳐지는 야경이라니!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은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제국입니다. 왜 마그리트는 있을 수 없는 상식 밖의 작품을 그렸을까요? 아쉽게도 그는 이 그림에 대해 부연 설명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데페이즈망 기법

마그리트가 주로 사용한 기법을 <데페이즈망> 이라고 합니다. 하늘에 돌덩이 섬이 있거나, 배가 하늘을 나는 등, 어떤 사물을 본래 있던 곳에서 떼어내 엉뚱한 곳에 배치하는 기법입니다. 즉 우리 주변에 있는 대상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그것과는 전혀 다른 요소들을 작품 안에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데페이즈망을 우리말로 옮기면 '추방하는 것' 이라는 뜻으로 '사람을 이상한 생활 환경에 둔다'는 뜻도 포함됩니다. 본래의 일상적인 질서에서 떼어내어 뜻하지 않은 장소에 높으면 사람들은 심리적인 충격을 받습니다. 이는 초현실적인 환상을 창조하고, 초현실주의 화가들이 주로 사용했습니다. 특히 마그리트는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그리면서 고정관념을 깨는 독특한 배치를 즐겨 그렸습니다. 

 

그래서인지 관객은 무의식적으로 '작품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관객이 작품을 주관적 판단에 머물지 않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질문을 하도록 유도합니다. 

 

 

 

마그리트의 &lt;피레네의 성&gt; 학생 그림 작품
마그리트의 <피레네의 성> 학생 작품

 

 

당연함을 파괴하는 '피레네의 성'

 

마그리트는 그의 대표작 <피레네의 성>을 통해 중력의 법칙마저 통하지 않는, 낯설다 못해 신비로운 회화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뭉게구름이 뜬 너무도 파란 하늘 위에 거대한 암석이 떠 있고 그 위에는 자그마한 성이 보입니다. 파란 하늘에 비해 너무나 검고 어두운 파도 위에,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된 무거운 암석을 공중 부양을 시킨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에도 마그리트는 관객들이 질문하고, 답을 얻기 위해 생각하도록 유도합니다.

밝은 이상과 어두운 현실, 그리고 그사이 어딘가에 떠 있는 바위는 지금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피레네의 성을 모티브로 <천공의 성 라퓨타> ,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탄생한 것입니다.

 

 

 

 

데페이즈망 기법을 활용한 수업 적용

학생들과 마그리트에 관해 이야기하고 <데페이즈망 기법>을 활용한 작품 활동하기로 하였습니다. 어느 수업보다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작업이라 그런지 아이들은 선뜻 작업을 시작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생각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모작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모작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기만의 새로운 방향으로 그리는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생각이 안 나면 저의 방향과 맞는 작가의 그림을 가끔 따라 그려보기도 합니다. 그리다 보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흥분하곤 했습니다.) 데페이즈망 기법을 배우기도 하지만, 마그리트 작품은 워낙 사실적인 묘사를 잘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그림 그리는 기법을 알려주기도 좋습니다.  <천공의 섬 라퓨타>를 떠올리며 오늘도 우리는 신나게 그림을 그립니다.

 

 

-참고문헌 : 아티스트 인사이트 <차이를 만드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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