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한 관찰과 탐구
클로드 모네의 일생과 작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드렸었는데요, 오늘은 모네가 인상주의 대표화가로 불려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 즉 모네의 집요한 탐구정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클로드 모네는 바로 눈이다. 그것도 정말 대단한 눈 말이다!
- 폴 세잔 -
클로드 모네가 인상주의 최고 대표 화가가 된 배경에는 사실적 회화에서 관가 했던 본질적인 특성을 집요하게 관찰해 표현한 데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그림이 <루앙 대성당>입니다. 일반적으로 성당은 위엄과 경건함을 표현하는 소재로 쓰이는데, 모네의 그림에서는 꿈속 궁전처럼 동화적 요소가 돋보입니다. 루앙 대성당을 계절과 시간, 기후 상태에 따라 보이는 대로 다양하게 표현하였습니다.
우리 눈앞에 있는 사물이 '무엇인가'보다 그것이 우리 눈에 실제로 '어떻게 보이는가'를 그리고자 했다는 점에서 모네는 과거의 미술가들과 확연히 다릅니다. 그는 1892년 - 1894년까지 39점의 연작으로 루앙 대성당이 빛의 변화에 따른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의 집요한 관찰과 창작의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편지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대상을 보면 볼수록 내가 느낀 것을 옮기는 일이 어려워진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이렇게 말한다.
그림을 완성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얼마나 오만한가 하고...
속도를 높여 작업을 이어나가고는 있으나 기진맥진할 정도로 해도 아무런 진전이 없다.
이별의 슬픔 vs 본능적 관찰
모네는 직업 모델인 카미유 피사로와 화가와 모델로 만나 사랑에 빠져 2년 후 아이를 가집니다. 하지만 집안의 반대로 결혼식도 못 올리고, 경제적 지원도 끊겨 궁핍한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나름 행복한 삶을 이어나갑니다. 1879년 카미유는 자궁암으로 생을 마감합니다. <임종을 맞은 카미유>는 아내가 병들어 죽음을 앞두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입니다. 전체적으로 모노톤으로 모호하고 형체가 뚜렷하지 않게 그렸습니다.
모네는 사랑하는 아내의 임종을 지켜보는 침통한 남편이었지만 죽음의 슬픔보다 예술적 영감이 우선이었을까요. 충격적 이게도 모네는 죽어가는 아내의 뻣뻣해지는 얼굴에서 푸른색과 노란색으로 달라지는 색채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이별의 슬픔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되는 색들을 포착하려 했습니다.
그는 카미유를 떠나보낸 후 그녀를 간병했던 여인과 재혼했지만 가난 때문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떠나보내야 했던 죄책감 때문에 더 이상 인물화를 그리지 못했습니다.
집요함의 결정체 <모네의 수련>
파리 생 라자르 역에서 열차를 타고 배농 역에서 내려 15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면 <지베르니 정원>이 나옵니다. 엄청난 규모의 식물들이 가득한 이 정원은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클로드 모네가 43세부터 86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43년간 소재로 삼아 총 500점의 그림을 그린 곳입니다.
모네는 1883년에 지베르니로 이사하여, 정원에 온 정성을 쏟아 예술적으로 탈바꿈하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6명의 정원사를 고용해 함께 정원을 가꿔 정원 자체를 자신의 작품으로 삼았습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화가는 마음에 드는 자연을 찾을 때까지 돌아다니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모네는 원하는 대상이 있으면 직접 가꾸며 관찰했습니다. 최신 원예학 서작을 탐독했고, 원예 카탈로그를 보며 세계의 다양한 꽃과 씨앗을 구매했습니다. 해가 갈수록 정원은 더욱 화려해졌고, 모네의 작품 또한 색감이 풍부해졌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모네가 계절적 특성만 고려해서 정원을 가꾼 것이 아니라, 아침에 꽃을 피우는 식물, 아침 이슬을 맞으면 더 아름다운 식물, 저녁노을 질 무렵에 아름다운 색을 내는 식물 등 시간 흐름에 따른 식물 구성까지도 고려해 정원을 디자인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이해하려면 "백 마디 말보다 자신이 직접 가꾼 정원을 보는 게 낫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까지 지베르니 정원의 연못에 비치는 변화를 관찰하면서 얻은 영감으로 29년 동안 무려 250여 점의 <수련>을 그렸습니다. 수련의 연작은 그의 일반적 통념에서 작품을 해방시킴으로써 그림과 자연을 조화시키고자 끊임없이 애썼던 욕망을 보여줍니다.
-참고문헌 : 아티스트 인사이트 <차이를 만드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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