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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연구소/서양 미술

화가이야기 - 플랑드르 화파의 창시자 '얀 반 에이크'

by 지식 연구원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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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 이미지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   출처: 나무위키

 

 

 보물찾기 같은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

 

 

  이 작품은 아주 섬세한 묘사와 다양한 장치, 결혼을 신성시하는 상징을 볼 수 있으며 작품 속 주인공들이 부유층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혼식 남녀 주인공은 플랑드르식 예복을 차려입고 나란히 손을 마주 잡고 서 있습니다. 신랑 '아르놀피니'는 이탈리아의 은행가로 당시 브뤼헤에서 무역했습니다. 함께 있는 신부 '잔느드 쉬나니'는 이탈리아 유명한 은행가의 손녀입니다.

 

머리 위에 샹들리에를 보면 촛불이 하나만 켜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신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혼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여러 가지 추측들이 있는데, 피웠다가 꺼진 촛불이 있다고 하여 두 번째 결혼일 수도 있다는 설이 있습니다.

 

두 사람 사이 벽에 걸려 있는 볼록 거울은 예수의 10가지 순환이 테두리에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결혼한 부부가 따라야 하는 이상, 모범, 규범 등을 의미합니다. 놀라운 점은 볼록 거울을 아주 자세히 보면 신랑 신부 사이로 붉은색 옷을 입은 에이크 자신의 모습과 파란색 옷을 입은 에이크의 조수가 보입니다. 이 두 사람은 결혼식의 증인으로 참석했습니다. 거울 위에는 "얀 반 에이크가 여기 있다. 1434년"라는 문구를 적어 결혼식을 확실하게 기록에 남기고 있습니다.

 


<결혼식이 아닌 약혼식>

작품에서 여자는 당시 신부들이 착용하던 '신부의 왕관'을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교회나 공적인 장소가 아닌 집에서 의식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둘은 서로 한 손을 맞잡고 있는데,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으로 맞잡고 있습니다. 원래 결혼할 때는 남자는 오른손, 여자는 왼손을 잡는데 바뀐 것으로 보아서 결혼식 보다는 약혼식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결혼식을 주재하는 공증인이 공적으로 권위가 부여된 사람이 아닌, 화가와 함께 진행했다는 점이 더욱 명확하게 정식 결혼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부의 상징 >

작품의 배경은 붉은색 값비싼 침대가 있는 거실(응접실)입니다. 당시 프랑스와 부르고뉴 지방에서는 거실에 침대를 두는 집이 많았습니다. 앉는 용도 이외에 아기를 데리고 온 손님을 맞이할 때를 제외하고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거실의 침대는 부르주아 계층에서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가구가 아닌, 보여주기식 과시용으로 전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아주 자세히 보면 창문 밖에 체리 나무가 있는데, 이는 계절이 여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더운 여름에도 불구하고, 연인들은 모피 소재의 옷을 입고 부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자는 금팔찌와 금목걸이로 보여주기식 부의 정점을 찍습니다. 그림 왼쪽 식탁에 놓여 있는 스페인에서 플랑드르 지방으로 수입된 오렌지는 부유함을 상징합니다. 침대 바닥에 깔린 오리엔탈 카펫 또한 부의 상징입니다. 

 

 

< 다산에 대한 염원 >

여자의 모습을 보면 임신 의혹이 들지만, 사실 풍성한 치마를 붙잡고 배 위에 올려놓은 모습입니다. 당시 이런 옷이 유행이었고, 다산의 염원을 담은 것이기도 합니다. 침대의 머리 쪽 기둥 상단에 용을 밟고 있는 출산의 수호신인 성녀 마르카리타 조각상이 있습니다. 맨발로 식을 치름으로써 공간의 신성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시 풍속에 맨발로 결혼식을 올리면 다산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두 사람 사이에 있는 강아지도 다산과 충직을 뜻합니다. 부부로서 서로에게 충실하겠다고 서약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 남녀 역할 구분 >

남자는 창문 옆 바깥쪽에 서 있고, 여자는 안쪽에 서 있습니다. 이것은 바깥일을 하는 남편과 집안일을 하는 신부의 역할을 상징합니다. 침대 기둥에는 가정 살림을 잘하라는 의미로 먼지떨이가 걸려 있고, 반대쪽에는 여자의 순결과 신앙을 바라는 의미로 신랑이 신부에게 주는 목주가 걸려있습니다. 화면 왼쪽 아래 남자의 신발의 신발은 밖을 향하고 있고, 여자의 신발은 침대 바로 밑에 놓여 집 안의 중심인 침대 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겨우 폭이 60cm밖에 안되는 그림에 사진보다 더 사실적인 묘사를 담았습니다. 심지어 매우 정교하게 우의와 상징까지 담아냈습니다. 이보다 더 디테일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요? 에이크의 관찰력과 집요함에 존경심을 표합니다.

 

 

참고문헌 : 아티스트 인사이트 차이를 만드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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