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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연구소/서양 미술

서양미술로 보는 신화 이야기 -오리온과 아르테미스-

by 지식 연구원 2022.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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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의 시신 곁의 아르테미스
오리온의 시신 곁의 아르테미스   이미지출처 : 네이버지식백과

 

 

  신들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사랑이란 전혀 뜻하지 않는 곳에서 시작되어 서로를 향해 은근한 걸음으로 다가서곤 합니다. 운명의 여신은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남녀는 같은 곳으로 바라보도록 우연 같은 인연을 만들어주곤 합니다.

 

다시 외로운 나날을 보내게 된 에오스는 새로운 연인에 대한 갈망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아서 무척 괴로워했습니다. 그러던 중 사냥을 하고 있는 멋진 사내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와 마주한 에오스는 불끈 솟아나는 욕망을 느꼈습니다. 바로 오리온이라는 이름의 거인이었습니다.

 

 


 

 

포세이돈의 거인 아들 '오리온 '

 

오리온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로, 포세이돈은 그에게 바다 속을 걸어갈 수 있는 능력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런데 엄청난 거인이었던 오리온은 그 능력을 사용하지 않아도, 바다에 들어가면 물 위로 머리가 드러날 정도로 거대했습니다. 또한 잘생긴 미남이었기에 오리온의 주변에는 그를 따르는 여인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오리온은 '석류나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시데와 결혼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내에 대한 사랑이 더욱 커져갔는데, 그런 사랑을 받은 탓인지 시데는 갈수록 아름다워졌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남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여보,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아름다운가요?"

"그야 당신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이 어디 있겠나."

 

의기양양해진 시데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헤라여신이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아마 나보다는 아름답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당신은 제우스보다 더 행운아인 게 틀림없어요."

 

시데의 이 말은 헤라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감히 인간인 주제에 여신인 자신을 무시했다는 생각에 헤라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결국 헤라는 명계의 신인 하데스에게 시데를 지하세계로 데려가라고 명령했습니다. 졸지에 아내를 잃은 오리온은 혼자가 되었습니다. 아내를 잃은 슬픔에 오리온은 혼자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욕정때문에 진짜 눈이 멀게 된 오리온

 

오리온은 키오스 섬에서 헬리케라는 님프와 결혼하여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오이노피온이 키오스 섬에 있는 야수를 없애주면 자신의 딸을 아내로 삼게 해주겠다고 오리온에게 제안합니다. 제안을 받아들인 오리온은 야수를 무찌르고 오이노피온의 딸과 결혼할 생각에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하지만, 야수를 처치하기만 하면 당장 딸을 내줄 것 같았던 그는 결혼을 계속 미뤘습니다. 오리온은 홧김에 포도주 한동이를 단숨에 마셔버리고 술에 취해 오이노피온의 딸 메로페를 겁탈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오이노피온은 술에 취해 잠들어있는 오리온의 두 눈을 도려냈습니다. 그제야 오리온은 잠에서 깼지만 이미 그의 눈에서는 붉은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앞을 볼 수 없었던 오리온은 무조건 앞을 향해 내달렸습니다. 그러다 태양의 신 아폴론을 만나 그의 빛을 받아 시력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숙명의 굴레 '오리온과 아르테미스'

 

오리온은 크레타 섬으로 건너갔습니다. 역시 그 섬에서도 오리온의 인기는 여전했습니다. 단,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그에게 냉담했습니다. 오리온 역시 사냥꾼이었던지라 여신 아르테미스와 종종 사냥을 즐길 일이 생겼습니다. 오리온은 그녀를 만날 때마다 조심스레 사랑고백을 했지만, 순결을 중시하는 아르테미스는 그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에오스는 오리온을 자신의 남자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에오스는 오리온과 은밀한 곳에서 마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엿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르테미스가 사랑을 받아주지 않아 풀이 죽은 오리온은 숲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엿보던 에오스는 오리온을 유혹하고, 둘은 그동안 참았던 정염을 불태우며 사랑을 나눕니다.

 

 

이 사실을 알게된 아르테미스는 질투감에 휩싸여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에오스의 남성 편력이 오히려 아르테미스와 오리온의 사랑을 이어주게 된 것입니다.  이 소문을 들은 아르테미스의 오빠 아폴론은 둘의 결혼을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오리온을 빼앗기기 싫었던 그녀는 오빠의 충고를 그저 흘려들었습니다.

어느날 아폴론은 바다를 건너는 오리온을 발견하고, 아르테미스에게 시합을 제안합니다. 

 

 

"네가 활을 아무리 잘 쏜다고는 하지만,

네  솜씨로는 저 바다 위에 떠다니는 검은 물체를 맞힐 수는 없을 테지?"

 

 

승부욕이 발동한 아르테미스는 바닷가로 활을 쏘았고, 잠시후 해변으로 오리온의 시신이 밀려들어왔습니다.

그녀는 한참을 통곡한 후에 잠깐이었지만 진심으로 사랑했던 오리온을 하늘에 올려 보내 별자리로 만들어주었습니다. 

 

 

하늘로 올라간 오리온은 사냥꾼이었던 생전을 모습 그대로 허리띠와 칼을 차고, 사자의 모피를 몸에 두르고, 곤봉을 손에 쥔 채 자신이 머무를 곳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의 뒤를 사냥개인 세이리오스가 따랐습니다. 세이리오스는 결국 우리가 시리우스라고 부르는 개자리가 되었습니다.  겨울철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가장 빛나는 별자리인 오리온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곁에는 오리온을 따라다녔던 그의 충실한 사냥개 세이리오스와 플레이아데스성단이 반짝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조만간 밤하늘에서 만나게 될 오리온 별자리를 보면 예쁘기보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죽음을 당했지만, 별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게 된 오리온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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